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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여자, 28세] 한경아

armonioso 2017. 5. 19. 19:00
[여자, 28세] 한경아

 

기회의 땅에서 처음 발견한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 세 개의 열쇠. 일이란 이름이 붙은 열쇠, 결혼이라는 열쇠 그리고 공부라는 열쇠. 이제부터 열쇠를 고른 후 문을 열어보자. 그러나 기회는 단 한 번 뿐.
그러나 무턱대고 모든 문을 열겠다고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세 개의 문을 모두 열 수 있는 여자는 27세, 26세, 그리고 25세에도 늘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여자들일 뿐이다. 그녀들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과 배려를 실천하고, 커리어우먼이 되기 위해 밤잠을 설쳐대며 일에 매진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다그치기도 했다. 당신이 그런 여자에 속한다면 주자 없이 세 개의 열쇠를 모두 집어도 상관없다.
 
여기서 잠깐, 문에 꼭 맞는 열쇠를 고르려면 한 가지 법칙을 기억해야 한다. 간절히 마음속으로 원하는 문 이름과 현실에서 집은 열쇠 이름이 서로 같아야 한다. 마음속으로는 결혼이라고 쓰인 문을 열고 싶으면서 일이란 열쇠를 집었다면 그 문은 틀림없이 당신을 낭떠러지로 인도한다. 그러니 지금부터 두 눈을 감고 단 한 번뿐인 기회를 행운으로 바꿀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자. 이는 당신의 두 발이 가장 머무르고 싶어 하는 곳이 어디인지 깊이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힐티가 말하길 미래는 일하는 사람의 것이며, 권력과 명예도 일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한다. 그러니 당신도 스스로의 선택과 현재의 삶에서 혼란을 느낀다 해도 끝없이 자신을 믿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자.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공부하자. 그로 인해 당신을 어지럽게 만들었던 혼란은 잠재워질 것이다.
 
여자로서 행복한 서른을 맞이하려면 경제적인 안정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정신적인 안정도 필요하다. 정신적으로 안정되려면 자신의 일을 존중해주고 자신보다 당신을 더 사랑해줄 수 있는 연인 또는 배우자를 만나야 한다.
권위적이기보다는 자상하고, 잘난 척하기보다는 겸손하고, 무례하기보다는 친절하고, 게으르기보다는 성실하고, 변덕스럽기보다는 한결같은 남자여야 한다. 과연 그런 남자가 세상에 존재할까 싶겠지만 현미경의 배율을 조금만 조절해도 언제나 당신 뒤에 서 있었던 그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진실한 사랑은 첫눈에 반해버릴 만큼 잘생긴 남자,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을 선물해주는 남자, 멋진 스포츠카에 당신을 태우고 달리는 남자가 아니라 언제나 자신보다 당신을 먼저 배려해주는 남자, 당신에게 무언가를 해주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땀흘리는 남자인 것이다.
 
절대고독에서 서서히 즐겁게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출장에서 돌아온 S양은 이별의 상처를 잊기 위해 그리고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기 위해 모든 시간을 일과 자신에게 투자했다. 물론 정신없이 일하다가도 문득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외로움을 느꼈지만 죽을 만큼 고독했던 기어과는 사뭇 달랐다.
그녀는 새롱누 남자친구를 찾기 위해 조급해하기보다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고독을 즐긴다. 그러다보면 언젠간 반드시 자신의 고독까지 이해해줄 멋진 애인이 생길 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절대고독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는 지혜로운 여자만이 이별 후 찾아오는 상실감 안에서도 잃어버렸던 자신을 발견하고 머지않아 한걸음 더 성숙한 사랑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여자 나이 28세는 더 이상 낭만적이지도 로맨틱하지도 않다. 그야말로 현실적인 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너는 너무 현실적이야"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속물이 된 것 같아 입 안 가득 씁쓸함이 밀려올 때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현실적'이라는 건 결코 나쁘지 않은 평가다. 현실적이지 못한 여자들만이 28세에도 사춘기 소녀처럼 이리저리 방황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점점 더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진실은 빛과 같이 눈을 어둡게 하지만 거짓은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모든 것을 멋지게 보이게 한다는 카뮈읨 ㅏㄹ처럼, 거짓된 아름다움이 아니라 어둡더라도 진실과 마주해야 된다.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이다. - 칸트
 
다른 나라의 문화와 생활을 경험하고 느끼는 감정 등은 돈을 주고도 못 산다. 내가 해외여행을 갈지 말지 갈등하고 있던 때 친구가 말했다. 우리 나이는 여권에 도장 하나라도 더 찍어야 하는 때야. 젊고 체력 좋을 때 열심히 돌아다니고 경험해 지식과 추억을 많이 쌓아놔야지.
친구의 말에 100퍼센트 동의한다. 돈 쓰고 후회하지 않는 경우는 여행밖에 없다.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고 여행 적금 통장을 만들자. 일하다가 스트레스를 받아도 1년 후에 여행 적금으로 가고 싶은 나라를 간다고 생각하면 절로 기운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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