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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행복해지는 거야." 그가 말했다. "뭐가 어떻든 간에, 그냥 그러려고 해봐. 넌 할 수 있어. 하다보면 점점 쉬워질 거야. 주변 상황과는 아무 상관 없어. 그게 얼마나 좋은 건지 넌 모를 거야. 모든 걸 받아들이면 비극은 사라져. 혹은 가벼워지지. 어쨌든 그러면 그저 그 자리에서 편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돼."
이제, 안녕.
지금 생각하면 내 학창시절은 내가ㅡ내 얼굴이ㅡ어떻게 보이는지에 익숙해지다가,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익숙해지다가 다 가버린 것 같다. 내가 새로운 사람들과 끊임없이 부대끼지 않고도 이곳에서 살아남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 그리고 이곳에서 용케 버텨낸 것을 나는 작은 승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우리 모두를 다시 초등학교 4학년으로 데려가는 것을 원하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고맙지만 그건 사양하겟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줄곧 연약한 아름다움이었다. 금발에 쉽게 홍조를 띠는 얼굴, 거기에 양해를 구하는 태도와 상류층의 자신감이 묘하게 뒤섞여 있었다. 그것이 한때는 그녀가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잃어버린 것이었다. 내게 그 제안을 했을 때 그녀는 긴장되어 보였고 표정은 야릇했다.
"집안일만 하다 세월을 보내기엔 넌 너무 똑똑해." 그녀가 말했었다. "어덯게 지내는지 소식 전해줘."
우리는 다시 새롭게 시작할 거야. 우리가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될거야. 우리가 잘못한게 없다는 걸.
"더 똑똑해지면 곤란해. 더 많은걸 요구할테니까."
그는 화려한 장식 천장부터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패널까지 그 큰 방들의 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 방들에서는 웅장한 부조리함이 느껴졌다.
문제는 정신이 아니다. 다만 기억력이 문제일 뿐.
먼로는 자신이 단편 작가가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헀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단편은 그저 장편소설을 쓸 시간이 날 때까지 써보는 연습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날 나는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사실과 직면했다."
"나는 다른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이 일을 잘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 일만큼 끌렸던 것은 없었고, 그러니 내 삶에는 다른 것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이것밖에 할 줄 모른다"는 것을 겸손의 말로 읽는 것은 인간의 욕심일 것이다.
"사랑에 관한 한 정말로 변하는 것은 없다"는 말은 시간과 기억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인간 심리의 한 단면일 것이다.
에피파니epiphany. 그 충돌의 순간에 주인공은, 그리고 독자는 삶에 대한 비밀을 깨닫는다. 어떤 진실이, 혹은 어떤 진리가 번갯불 같은 번쩍임 속에서 순간적으로 드러난다. 실존적인 문제 앞에서 주인공이 행복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큰 의미가 없다. 영혼을 뒤흔들 만한 사건이 일어나지만, 그냥 살아간다. 지독한 슬픔이 혹은 더없는 행복이 뒤따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그냥 사는 문제가 된다.
독자마다 어느 순간에 어떤 진실, 어떤 진리와 만나든, 그것은 먼로가 그 순간까지 쌓아올린 문장들의 힘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어떤 일들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혹은 우리 자신을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하지만 우리는 용서한다. 언제나 그런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때로는 내가 매정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때로는 내가 누군가에게 매정한 존재가 되어야 하기에. 하지만 나는 그런 세상을 용서하고, 그런 나를 용서하고, 시간과 기억과 끊임없이 타협한다. 그리고 '디어 라이프'의 주인공들이 끊임없이 기차를 타고 이동하듯, 우리도 끊임없이 이동하며 끊임없이 용서한다. 결국 삶도 진행형이고, 용서도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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