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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촛불 하나는 꺼뜨리지만 모닥불은 살린다.‘무작위성, 불확실성, 카오스도 마찬가지다. 나는 당신이 이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활용하기를 원한다. 불이 되어 바람을 맞이하라. 지금 하는 말은 무작위성과 불확실성에 대한 필자의 반항적인 태도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불확실성을 다루면서 겨우 살아남기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로마 시대의 공격적인 스토아 철학자들처럼 불확실성에서 살아남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인 발언권을 가지려고 한다. 우리의 임무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불투명하고 설명할 수 없는 대상을 길들이고, 심지어 지배하고 정복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가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머릿속을 깨끗하게 정리하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랍인들도 이런 생각을 다음과 같은 통렬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그것을 이해하려면 실력이 없어도 된다. 그것을 글로 쓰려면 정복해야 한다.”
나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환경에서 그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다른 학자들과 충돌하면서 지내기 전까지는 그런 환경이 (독자적인 학문 세계를 추구할 수도 있는) 현장이 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세상에는 충격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것들은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번창하고 성장하며, 모험과 리스크,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의미인 프래질에 정확하게 반대가 되는 단어는 없다. 이제부터 이런 단어를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고 부르자.
안티프래질은 회복력 혹은 강건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복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에 저항하면서 원상태로 돌아온다. 반면,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더 좋아진다. 이런 특징은 진화, 문화, 사상, 혁명, 정치 시스템, 기술 혁신, 무노하적이거나 경제적인 성공, 기업의 생존, 훌륭한 조리법(닭고기 수프나 코약 한 방울을 떨어뜨린 타르타르 스테이크), 도시의 성장, 법률 시스템, 적도 지방의 삼림, 박테리아의 저항, 심지어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모든 것들의 배후에 있다. 그리고 안티프래질은 인간의 몸처럼 살아 있는 유기체또는 복잡계와 책상 위의 스태이플러처럼 생명이 없는 물리적 대상 간의 경계를 정해 준다.
안티프래질은 무작위성과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이는 일정 정도의 오차를 좋아한다는 의미다. 안티프래질은 우리에게 미지의 것을 다루도록 해주고 무엇인가를 이해하지 않고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매우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다.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자면, 안티프래질 덕분에 우리는 생각보다 실행을 통해서 더 잘할 수 있다.
무작위적인 사건이나 충격에서 손실보다 이익이 더 크면 안티프래질하고, 그 반대는 프래질한 것이다.
스트레스를 제거하면 복잡계는 약화되거나 소멸한다.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ovid는 “곤경은 천재를 일깨워준다.”고 했다. 이 문장을 달리 표현하자면 ‘안좋은 일이 생기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자.’는 의미다. 곤경에 과잉반응해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각종 정보와 데이터는 우리가 더 부유해질수록 소득의 범위 내에서 살아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풍요로움은 결핍보다 관리하기가 더 어렵다.
경주마는 자기보다 열등한 경주마와 경쟁하면 지고, 자기보다 더 우수한 경주마와 경쟁하면 이긴다는 말이 있다. 스트레스 요인이 없을 때(즉 호르메시스의 반대로서 도전정신이 결여된 상태일 때) 나타나는 보상부족undercompensation은 가장 뛰어난 경주마에게 최선의 결과를 주지 못한다.
시간이 남아돌면 게을러지고 동기를 잃게 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바쁠수록 다른 일도 더욱 능동적으로 처리한다. 과잉보상은 바로 이런 경우에 발생한다.
“신기록을 향해 달려가라. 그리고 남은 시간에 쉬면서 스테이크를 실컷 먹어라.”
나는 지난 4년 동안 나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내 몸안의 무엇인가가 과거의 최대 중량보다 더 높은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150킬로그램에 달하는 바벨을 들어올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힘을 쓴 다음에 휴식을 취하면서, 내 몸이 다음에는 152킬로그램을 들어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힘을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덕분에 피해망상을 극복하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도 마음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예상하지도 못했던 약간의 편익까지 얻었다.
당신이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할수록, 생각은 당신을 통제하게 된다.
정보는 안티프래질적 특성을 지닌다. 정보는 알리려고 할 때보다 덮으려 할수록 널리 전파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방어하려 할수록 오히려 명예를 실추시킨다.
삶은 무작위성을 띠는 자극으로 이루어지며, 좋든 싫든 간에 과업으로 여겨야 할 대상은 아무 것도 없다. 물론 위험하다. 그러나 결코 따분하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덧붙인다. 실패를 한 번이라도 겪어본 사람은 실패를 겪어보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믿음이 더 간다. 또 실패(똑같은 실패는 아니다)를 여러 번 겪어본 사람은 실패를 한 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훨씬 더 믿음이 간다.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것은 미트리다티제이션 혹은 호르메시스를 의미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미트리다티제이션이나 호르메시스 중 하나를 의미할 수도 있지만,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내가 살아남았다. 하지만 약한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전체 집단은 평균적으로 더 강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나는 생존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라틴어 속담에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옳은 판단 그러나 잘못된 근거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대자연에서 의견과 예측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생명 세계는 ‘나는 이렇게 예상한다.’ 혹은 ‘내가 그렇게 말했잖아.’라는 식의 의견이 아닌 생존에 의해 진화한다. 진화는 사회에 퍼져 있는 확증의 오류를 싫어한다.
경제 세계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나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금융기관들이 상황을 어지럽힌다. 금융기관은 구제금융과 국가 통제를 초래하면서 진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와 경제의 진화는 심술궂게도 갑자기 불연속적으로 비약하듯이 일어난다.
살아남는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옳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나 옳은 경험법칙을 가진 사회, 혹은 맞든 틀리든 간에 이런 경험법칙을 바람직하게 활용하는 사회라는 사실을 놓쳤다.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은 옳은 것을 추구한다. 속아 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돈을 벌려고 한다.’
혹은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다.
“잘 속아 넘어가는 사람은 논쟁에서 이기려고 한다. 속아 넘어가지 않는 사람은 결과에서 이기려고 한다.”
달느 말로 표현하자면, 논쟁에서 지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아폴로의 힘은 이성과 극기를 바탕으로 질서, 균형,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이다. 디오니소스의 힘은 우리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이해하기 힘들고 본능적이고 길들여지지 않은 힘이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학위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의미에서 독학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시험을 통과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양만 공부했기 때문에 바벨 전략을 추구하는 독학자다. 때로는 우연히 목표를 초과달성하기도 했지만, 목표에 미달해 어려움을 겪은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었다. 처음에는 인문학을 읽었고 나중에는 수학과 과학을 읽었다. 그리고 지금은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역사를 읽고 있다. 말하자면 체육관의 운동기구를 다루지는 않는 셈이다.
나는 어떤 책에 싫증이 나면, 그 책을 포기하지 않고 그냥 다른 책으로 넘어갔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특정 주제의 책에 싫증이 났지 책 읽기 자체에 싫증이 나지는 않았따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읽은 양은 다른 방식에 비해 더 많아질 수 있었다. 그리고 합리성을 띠지만 목적론과는 무관한 시행착오에 바탕을 둔 연구에서처럼, 우연히 진주를 캐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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