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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외로울때는 시를 읽으렴1] 신현림

 

하지만 엄마는 네가 덜 상처받고, 덜 아프기만을 바라지는 않아. 좀 상처 입으면 어때, 좀 아프면 어때, 까짓것 다시 일어나면 되지 뭐, 하면서 훌훌 털고 나아가는 딸이길 바란단다. 그렇게 괴로움을 용감하게 뛰어넘는, 그래서 온몸으로 인생을 껴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단다.

 

괴롭고 불안하고 공허한 마음 달랠 길 없어 못 견딜 때면 시를 읽었단다. 학교 다니는 일이, 산다는 게 지루해질 때면 김 한 장 두 장 씹어 먹듯이 시를 읽었지. 그러면 비로소 마음이 가라앉고 평안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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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아파할 때

가장 참되게 기쁨의 의미를 알게 되고

가장 가난할 때 가장 풍요함을 알고

가장 많이 눌릴 때 가장 많이 자유를 차지하고

가장 많이 굴욕을 당할 때

가장 많이 영광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나무는 빗물을 마시고 자라며

인간은 눈물을 마시고

그만큼 더 크게 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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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는 어리석고 어렸던 시절, 나는 지혜의 시선을 갈망하며 시를 읽었어. 커다란 가르침이 되는 글들을 모으며 나의 나약함을 야무지게 다져 가려고 노력했지.

 

재밌는 건 나이 먹을수록 시를 읽고 책을 보면서 외로움을 현명하게 처리하는 내공이 쌓였다는 거야. 진심을 털어놓을 친구들이 생기고, 갈 곳을 꿈꾸고, 간식처럼 읽을 책과 시를 마련하며 사는 동안 나는 차츰 단단해져 갔어. 그럼에도 살다 보면 일상에 찌든 내가 싫어 화가 날 대가 있지. 밥벌이에 치여 여유도 없이 삶을 그냥 허비할 뿐이라고 느끼면 힘이 쭈욱 빠져. 이별과 상처엔 이골이 날 만한데도 아직도 아파하는 내가 참 싫을 때가 있어.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늙어도 늙지 않으며, 절망스러울 때도 절망하지 않는단다. 시는 넘어져도 아파도 씩씩하게 훌훌 털고 일어나는 힘을 줄 테니까. 시에서 얻은 힘만큼 네 사랑은 용감해지고, 인생은 깊어지고 풍요로워질 거야. 그래서 네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이라 엄마는 확신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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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곤란한 문제를

해결하려 서두르기보다

한 걸음 물러서

조용히 응시하는 것이 현명하다 - 슈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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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라고 -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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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인생의 한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다.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이다.

청춘은 인생이란 깊은 샘의 신선함이다. - 사무엘 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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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하는 말을 들었다.

우뚝 서서 세상에 몸을 맡겨라.

너그럽고 굽힐 줄 알아라.

하늘이 하는 말을 들었다.

마음을 열어라. 경계와 담장을 허물고

날아 보라.

태양이 하는 말을 들었다.

다른 이들을 돌보아라.

너의 따스함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라.

냇물이 하는 말을 들엇다.

느긋하게 흐름을 따라가라.

쉬지 말고 움직여라. 머뭇거리거나 두려워하지 마라.

작은 풀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겸손하라. 단순하라.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에 귀를 기울여라. - 척 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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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가까이로 나를 부르시기에 다가갔습니다.

절벽 끝으로 가까이 오라고 하셔서 더 다가갔습니다.

절벽에 겨우 발붙여 선 나를

절벽 아래로 밀어 버리셨습니다.

그 절벽 아래로 나는 떨어졌습니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 로버트 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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